당위(當爲), 마땅히 그렇게 하거나 되어야 하는 것


세상에는 당위해야하는 것들이 많다.

생활과 관련된 규칙에 질서를 지켜야한다라든가 하는 도덕규범, 건널목이 아닌 곳은 횡단하지 말아야한다는 등의 법규등이 있고, 군(君)은 군답게, 신(臣)은 신답게, 민(民)은 민답게, 위정자답게, 군인답게, 학생답게 등 신분이나 지위에 따라 요구되는 당위적인 행동들이 있다. 

당위. 마땅히 그러하여야 하는 것이라는 의미의 단어는 행동하는 실천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공염불일 뿐이오, 잔소리로 전락하기 십상이다. 이러한 당연한 행위들을 타인에게 요구할 때는 엄격한 잣대로 평가하기 쉽고, 자신에게 적용할 땐 엄격히 평가한다고 하나, '이번 한번은...'라는 생각이 끼어들거나, 합리화 과정을 통해서 자신에게는 느슨한 잣대가 적용 될 수도 있다.

소싯적인 고3 때, "공부해라, 그렇지 않으면 후회한다"는 얘기를 좀 들었다. 고3인 대입수학능력시험 준비생에게는 공부라는 당위적인 행위가 요구되지만, 정작 그 입장에선 공염불인 경우가 적지 않다. 또한 이러한 당위적인 행동들에 대하여 대화를 하게 되는 경우는 더욱, 원론적인 얘기로 흐를 뿐이며, 잔소리로 치부되는 경우도 흔하지 않을까 싶다. 

나이 30이 넘었지만, 아직도 나는 이 '당위'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수동적 태도에서 벗어나 '비교적' 능동적으로 살아왔다고 생각되는 20살 이후로, 아직도 나는 이 당위적인 공부, 수험생활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 할 뿐더러, 아직도 당위적으로 공부해야 한다는 소리를 듣는다. 아무리 재충전의 시간이라는 명분을 가지고 있고, 적당히 핑계삼아 느슨하게 지내고 있다 할 지라도, 그저 당위적인 말 밖에 듣지 못하는 나. 또한, 이러한 반복적인 커뮤니케이션에서 벗어나고자 해도, "종자기"와 같은 지음이 없는 나로서는 누구에게 허심탄회 속 내를 비추기도 힘들 뿐더러, 비춘다 하더라도, '막연히 그러할 것이다'는 생각으로 접근할 경우 허공에 맴도는 얘기로 끝나기 십상, 결국 말을 줄이게 된다. 백아가 거문고의 줄을 끊었을 때(백아절현[伯牙絶絃])의 마음이 이러할 것인가. 의도치 않은 묵언 수행은 길어져만 갈 뿐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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